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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개요

2022년 3월 3일, 대흥알앤티(경남 김해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노동자 13명이 급성 독성 간질환을 판정받았다. 극심한 피로감, 구역질, 편두통, 황달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금속 재질의 자동차부품을 세척하는 일을 했는데, 해당 공정에서 사용하는 세척제에서 유독물질 트리클로로메탄이 기준치의 약 4배 이상 발견되었다. 2021년부터 대흥알앤티는 해당 세척제를 제조업체 유성케미칼로부터 구매하여 사용했다. 조사 결과, 유성케미칼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엔 세척제에 해당 물질이 기준치 이하로 사용되었다고 허위로 기재하였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사건 발생 전, 노동자들은 관리자에게 ‘구역질이 나고 심한 편두통이 있다’, ‘세척제를 바꾼 이후 냄새가 너무 심해 일을 못 할 지경이다.’라고 이전에 말했으나 관리자는 ‘냄새만 날 뿐 몸에 나쁜 건 아니니 그냥 일해라’고 답하거나 아예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들이 경남 김해 대흥알앤티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사건 구형

대흥알앤티
법인 벌금 2천만 원
대표 징역 1년
제조업체 유성케미칼
법인 벌금 3천만 원
대표 징역 3년

2023년 9월 13일, 결심 공판에서 대흥알앤티는 산업안전보건관리법 위반 혐의만 적용되어 대표에겐 징역 1년, 법인에겐 벌금 2천만원이 구형되었다. 세척제 제조업체인 유성케미칼 대표에겐 징역 3년, 법인에겐 벌금 3천만원이 구형되었다.

사건 주요 지점

형식적 조치만으로 피해갈 수 있는 중처법

2021년 9월부터 노동조합은 환기시설 개선을 요구했지만 대흥알앤티는 이를 ‘비용상의 이유’를 근거로 일부만 교체하기도 했다. 검찰은 대흥알앤티 대표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불구속 기소했으나 결국 이는 포함되지 못했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만 적용되었다. 국소배기장치 청소, 공기 공급 입구 확인을 위한 터치모니터 설치, 국소배기장치 일부 보수 등의 개선이 이루어진 점이 인정되었다. 그러나 현장의 노동자와 시민단체는 ‘형식적 조치였을 뿐이고 실질적인 개선이 되지 않았는데 이를 법원이 인정했다’며 반발했다.

일방적으로 돈 쥐어주며 합의 시도

2022년 4월 7일, 대흥알앤티는 피해자들 자동차 트렁크에 홍삼 선물 상자를 실었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그 안에 100만원이 들어있었다. 다른 피해자들에겐 집에 찾아가서 해당 홍삼 상자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전까지 단 한차례도 합의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었으나 일방적으로 합의하려 시도한 것으로 보여, 피해자들은 “돈을 줄 것이 아니라 작업환경을 빨리 개선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끔 정중히 사과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말했다.

2023년 4월, 노동자 당사자들은 모두 건강을 회복했다. 2023년 5월, 대흥알앤티 대표는 피해자 2명에게 개별적으로 만나서 합의를 요구했다. 업무시간에 찾아온 임원진은 “우리도 약품을 받아 쓴 것에 불과하다. 피해자에게 다 사과하지 않았느냐”며 합의를 요구했다.

해당 사건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다뤄지지 않은 이유는 형식적인 조치를 유의미한 감형 사유로 본 데에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현장의 상황이 달라진 점이 딱히 없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감형 사유로 인정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