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재단 청년기자단 1기 오혜성 기자
사건개요
2023년 8월 9일 11시 47분에, 안성아양지구 폴리프라자 신축공사장(경기도 안성시)에서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의 폴리프라자를 짓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하던 중 9층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노동자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관련업체
원청업체시공사 (주)기성건설(현 바론건설): 건축 공사 전반 담당
하청업체 (주) 대신이엔씨: 콘크리트 타설 및 보 제작, 동바리 설치 담당
감리업체 (주)현건축사사무소: 건축 공사가 절차에 맞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공사 현장을 감독 및 관리
재판결과
원청 시공사 (주)기성건설(현 바론건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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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 벌금 2억 원 |
대표(및 현장소장) | 징역 2년 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
안전부장 | 금고 1년(집행유예 2년)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 |
하청 대신이엔씨 | |
법인 | 벌금 5천만 원 |
현장소장 | 징역 1년 6월(집행유예 3년) 업무상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
작업팀장 | 금고 1년(집행유예 2년)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 |
감리업체 현건축사사무소 | |
상무 | 금고 1년 6월(집행유예 3년)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상 |

사고현장모습
출처: 매일노동뉴스
사건 주요 지점
구조 설계 변경 후 안정성 재검토 無
최초 시공사는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부어 슬래브를 만드는 RC 슬래브 구조 방법으로 바닥을 설계했다. 최초 시공사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공사를 포기한 후, 기성건설이 공사를 이어가게 되었다. 기성건설은 2023년 4월경 철판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슬래브를 만드는 ‘데크 플레이트 슬래브 구조’로 설계를 변경했다. 이 공법은 RC 슬래브 공법과 달리 슬래브 하부 동바리 없이 구조물을 이어 붙이는 방식이라 시간이 단축되고 자재비를 절감할 수 있어 건설사가 선호하는 건축 방식이라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슬래브 하부 동바리가 없어 하중이 변화하는 등 공사 현장 여건이 변화한다는 점이 간과되었다. 이들은 지상 2층부터 8층까지 설치해야 하는 동바리에 대해서 구조 안정성을 재검토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콘크리트 타설 작업 절차 미준수
올바른 콘크리트 타설 작업 순서는 기둥→보→슬래브 순이다. 그러나, 사건 당일에는 바닥에 콘크리트 물량을 받은 다음 이를 밀어 쳐 기둥, 보, 슬래브 구분 없이 동시에 타설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피고인들은 콘크리트 타설 시 기둥→보→슬래브 순서로 타설을 진행하여 건축물의 붕괴사고 및 노동자들의 추락을 방지함으로써 이 사건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콘크리트 타설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
의미와 한계
건축 공사 현장 노동자의 안전관리 총책임자인 시공사 대표가 집행유예 없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최고형이다. 붕괴 위험이 있는 위험한 공정임에도 안전 의식이 부재해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이유로 작용했다. 이는 안전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공사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개인 피고인 4명은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판결문 주문 부분에 “피고인들이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있다. 피고인 바론건설 주식회사, 주식회사 대신이엔씨가 사망한 피해자들의 유족 및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과 합의하였고, 유족 및 피해자들이 회사 및 그 관계자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라는 부분은 피고인들이 반성했으니 감형하고, 유족들이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으니 감형한다는 전형적인 중대재해처벌법 판결의 레퍼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 사건 피해자들은 모두 베트남 국적의 이주노동자들이고,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는 2019년~2023년 외국인 산재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기초자치단체다. 2020년 기준, 이주노동자들의 산재사망 만인율은 5.97로 같은 해 전체 노동자들의 산재사망 만인율 2.81의 2배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