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공기관의 적폐를 청산하는데 7명의 죽음으로도 모자라는가.
오늘 정부가 보여준 행위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다.
코로나19는 핑계일 뿐 한국마사회의 적폐를 해결해나가자는 시민들의 요구가 부담스러울 뿐이다.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들의 행동이 부담스럽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한국마사회의 적폐를 덮어주기에 급급한 이해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2월 27일, 밝아오는 아침이 암흑이 된 날이었다.
30년전 한진중공업 고 박창수 노동자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자는 유족들과 동료들이 있는 병원 벽을 뚫고 들어왔던 노태우 정부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에 사회적 애도를 표하며 해결을 촉구하는 대한문 앞 분향소를 폭력으로 철거한 박근혜 정부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어둠을 밝히던 촛불을 짓밟은 날이었다.
유족들과 노동자, 시민들은 문중원 기수가 돌아가신 후 91일 동안 외쳤다.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 그런 죽음을 만든 책임자를 처벌해달라. 마사회가 도박을 권유하는 업체가 아니라 공공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해달라. 그리고 정부의 책임을 다해달라.”
그러나 오늘, 우리의 외침에 정부는 문중원 기수의 빈소를 경찰과 용역들을 동원하여 강제 철거하는 행동으로 답했다.
인간, 노동과 존중이라는 단어를 아는 정부라면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고인을 두 번 짓밟은 강제적인 빈소철거에 대해 정부는 사과하라!
문중원 기수의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잘못된 선진경마제도를 폐기하고, 한국마사회 적폐권력을 해체하라!
2020년 2월 27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