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故김태균 노동자를 추모합니다!
다단계하도급이 난무하는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가
또 죽었습니다.
일하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하청노동자의 시신을,
유족이 반대하는데도, 사인이 분명한데도 부검하겠다는 울산 검찰!
지난 2월 22일 토요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또 사고가 났다. 21미터 높이에서 작업을 하다가 거센 바람이 부는 날 김태균 하청노동자는 추락하여 사망했다.
김용균노동자의 죽음 이후 우리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끊임없이 말해왔다.
조선소에는 정규직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들이 배를 만들고 수리하고 있다. 조선소는 다단계 하청구조로 내려가고 내려가서 노동자의 안전할 권리는 없이 노동만 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만 있는 하청노동자들없이는 배를 만들지도 수리하지도 못한다.
故 김태균 노동자는 조선소의 다단계 하청구조 그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물량팀에서 일을 했다. 지난 토요일, 흔들리는 발판 위에서 안전망도 없이 생명줄도 없는 높은 작업장에서 물량팀 하청노동자는 휴일을 맞이하지 못한 채 추락했고 사망했다.
지난 2017년 삼성중공업 산재사고 이후 산재사고가 잦은 업종으로 치면 상위권인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사고에 대한 보고서가 만들어졌고, 다단계하도급 구조를 없애는 것이 방안으로 제안되었다. 그리고 2018년 고 김용균노동자의 죽음 이후 김용균특조위에서는 권한과 책임의 공백‧괴리로 인한 사고임이 확인되었고 외주화를 금지하라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조선소도, 재벌도, 발전사도, 정부도 누구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사고는 계속되었다.
故김태균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고 애도하기도 전에, 현대중공업이 계속되는 사고를 막기 위한 방안을 내놓기도 전에, 유족이 시신부검을 반대하고 있는데도, 울산 검찰은 그의 시신을 부검하겠다고 한다. 어제와 오늘, 연이어 검찰은 경찰을 동원하여 고인의 시신을 부검해야 그의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누가 봐도 떨어져 사망했는데 사망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
지병 때문에 사망했었을 수도 있다고 현대중공업이 말할 수 있으니 그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놓기 위해서라도 부검을 하자는 검경이다. 그러나 김태균 노동자가 어떻게 사망하였는지는 회사의 cctv 영상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추락한 후 구급차로 병원에 후송되어 ‘추락에 의한 외인사’라는 사망진단을 받은 것으로도 그의 죽음의 원인은 확인된다. 만에 하나 故김태균 노동자가 지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이 죽음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울산검찰의 주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
故김태균 노동자는 현대중공업 사측이 했어야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목숨을 잃은 것이다. 분명한 사인이 있는데도 고인을 두 번 죽이겠다는 검경의 태도는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인해 산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회사측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다.
지금 故김태균 노동자의 사망원인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아는 사망원인을 검찰과 경찰만 모를 수가 있나. 지금 검찰과 경찰이 해야 할 것은 故김태균 노동자의 몸을 받아안을 안전망이 없었던 사업장에 대한 조사, 하청노동자의 노동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현대중공업 사업주에 대한 조사이며 처벌이다. 故김태균 노동자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마라.
현대중공업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 다단계하도급 구조를 철폐하라!
산재는 살인이다. 검찰과 경찰은 현대중공업 사업주를 조사하고 처벌하라!
강제부검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유족에게 사과하라!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라!
2020년 2월 25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