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재단이 격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일터에 대한 이야기를 씁니다. 이번 글은 김용균재단 회원이자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이김춘택 님이 쓰셨습니다.
“노숙과 단식을 하면서까지 절박하게 이어오고 있는 파업은 중단해야 하는 걸까? 노숙농성과 파업을 계속하면 내일 아침 계엄군에게 체포되는 걸까? 내일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해야 하는데 집회는 불허되는 걸까? 결국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긴급하게 모여 새벽 1시에 그리고 새벽 6시에 두 차례 회의를 했다.”
노숙농성 21일차 단식 14일차 밤이었다. 점점 매서워지는 한겨울 추위에 핫팩 몇 개에 의지해 몸을 움츠리며 침낭 속에서 잠을 청하다 조합원들은 비상계엄 소식을 들었다. 나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아침에 배포할 선전물을 챙기고 있는데, 농성장에서 걸려온 조합원의 목소리에는 다급함과 당혹스러움이 동시에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