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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개요

2M 높이에서 떨어져도 사망할 수 있어

2022년 4월 15일, 서울시 동대문구에 있는 국제경보산업이 관리하는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노동자 A씨가 사망했다. (업체 본점은 서울 금천구 위치) A씨(66세, 남성)는 지붕 누수로 인해 보수작업을 목적으로 약 1.5M 높이의 사다리에 올랐다가 떨어졌다. 13시 56분 경 병원에서 외상성 경막하 출혈에 의한 중증 뇌부종으로 인한 뇌연수마비로 사망했다.

재판결과

국제경보산업
법인 벌금 3천만 원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대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관리소장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주요 지점

사다리가 死다리가 되었다

국제경보산업은 2009년경부터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로부터 위탁계약을 체결한 업체이다. 2022년 4월 15일 오전 11시경 해당 아파트 104동 1층 현관 앞 천장에서 누수가 있음을 확인하고 피해자에게 해당 천장을 확인해보도록 했다. 천장이 약 3.2M 높이였기에 약 1.5M 높이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서서 이를 확인했다. 그 과정에서 사다리에서 바닥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었다.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의 경우, 안전모를 지급하고 이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사다리에 올라가는 것을 보았음에도 관리소장이자 피고인 C씨는 안전모 착용을 지시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C씨가 ‘비교적 낮은 높이에서 작업한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며, 업무상 과실치사가 무겁다고 판단했다. 해당 업체는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은 유해, 위험 요인 확인 및 개선 절차 마련, 안전보건 관련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 및 개선 이행 점검,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업무수행 평가 기준 마련 등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4조를 다수 위반했다고 판단하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1년 9월까지 사다리 사고 사망자는 143명이며 이 중 31명은 2m 이하의 낮은 높이에서 떨어진 사고였다. 고용 당국은 사다리의 높이가 비교적 낮아도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자는 지병을 앓고 있어서 본인이 발을 헛디뎠을 가능성이 조사 과정에서 제기되었으나 당시 수사를 맡은 고용노동부 특별사법경찰은 ‘지병이 있는 근로자라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중대재해처벌법 취지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국제경보산업의 대표는 공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유족 측과 원만히 합의했고, 또 해당 사건은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하던 중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의미와 한계

상시노동자 50명 이상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법은 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구형은 이미 1년으로, 판결에서 법 조항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법인에 대한 구형이 1억 5천만원으로 법정형 상한선인 벌금 10억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그쳤다. 이 또한 벌금형 3천만원으로 줄어드는 판결이 나왔다.

국제경보산업 판결의 경우, 중대재해로 선고된 6번째 사건인데, 이중 한국제강 사건만이 실형이 나왔다. 타 사건의 경우엔 모두 벌금 및 집행유예로 결정되었다. 이러한 낮은 구형은 더 낮은 판결을 유도함에 따라, 법의 강제력이 축소되는 영향을 준다. 검찰의 엄중한 구형과 태도가 판결과 사업장의 안전 조치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