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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또 사망

By 2020.06.10 No Comments
[성명서]

언제까지 피해노동자의 문제로 산재사망의 책임을 돌리려는가!

현대제철 비정규직노동자가 혼자 일하다가 또 사망했다 

지난 6월 9일 사망하신 노동자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크레인 7호기 캡쿨러 AS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캡쿨러는 고온 작업장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냉동기로,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합니다. 고인이 된 노동자는 점심을 먹고 13시 10분 무렵 오후 작업을 시작했지만 16시 20분 무렵 현장소장에 의해 쓰러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만 해도 그는 고인이 아니었습니다. 의식은 없었지만 맥박이 있었다고 합니다.  

크레인 위에서 혼자 고소작업을 하다가 쓰러져 있었고 급하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그는 숨을 거뒀습니다. 

100년만의 폭염이라고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더위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캡쿨러를 수리하던 노동자는 43도라는 고온 다습한 현장에서 홀로 일을 하다 폭염으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2019년 8월 1일, 노동부는 계속되는 더위에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폭염대비 노동자건강보호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35℃ 이상의 온도일 때는 무더위 시간인 오후2시~오후5시만이라도 작업을 중지할 것을 47개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지침을 전달하고 권고했습니다. 

2019년 8월 이전에는 권고 이행의 기준이 38℃이다가 35℃로 낮춰졌습니다. 올해는 더욱 덥다고 합니다. 고인이 작업하는 그 곳의 온도는 43℃였습니다. 작년 정부가 말했던 작업중지 기준온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인은 시원한 곳에서 체온을 낮출 수 있는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시원한 물도 충분히 지급되지 못했습니다. 고온다습한 곳에서 이뤄지는 고소작업인데도 역시나 2인1조가 아니라 혼자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대제철과 노동부는 고인에 대해 사죄하고 재발방지책을 이야기하지 않은 채 고인의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나 하고 있습니다. 설령 고인이 평소 혈압이 높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망의 원인일 수는 없습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모두 다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지 않습니다. 죽음의 원인은 혈압이 아니라 고온다습한 곳에서 혼자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매해 기온은 올라가고 온열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도 일을 해야 합니다. 폭염 안전수칙을 알리기 위해 안내책자를 발행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폭염 안전수칙을 노동자들이 몰라서가 아니라 그 수칙을 회사가 지켜주지 않기 때문이고, 지키지 않는 현실에 작업을 중지할 노동자들의 권리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산재사망자가 생길 때마다 “하지 말라는 일을 했다, 평상시 하지 않는 일이어서, 서툴러서, 기저 질병이 있어서” 라는 핑계를 대는 업체의 말을 듣는 것도 이제 지겹습니다. 잘못을 인정해야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습니다. 

폭염 속에서 노동자들이 목숨을 지킬 수 있도록 권한있는 원청의 안전수칙 이행의무를 분명히 하고,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가 노동자들에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떠난 동료의 모습을 본 목격노동자들의 치유도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고인이 된 노동자의 자리를 다시 다른 노동자가 채우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현대제철 작업장과 수 많은 노동현장이 있습니다. 김용균재단은 노동자의 생명이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안전은 개인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되새기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고인과 동료들,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0년 6월 10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